새로운 회사에 적응하기
나는 소속 집단을 이동할 때 적응이 빠른 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적응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대표적으로 세가지 이유 때문인 것 같다.
초과근무 지향 vs 초과근무 지양
Before
초과근무를 지향하는 게임업계의 특성이라고도 할 수 있을 거 같다. 물론 법을 준수하기 때문에, 주 50시간 이상 근무는 하지 않았다(PC off 제도가 적용되었어요!). 주로 10 to 10 근무를 했다. 강제는 아니었지만, 주위의 동료들과 함께 일을 하다 보면 10시가 되는 게 일반적이었다.
After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장애 등 상황으로 인한 oncall) 초과근무를 지양한다. 6개월 동안 주번(oncall) 일 때를 제외하고는 초과근무를 해본 적이 없다. 초과근무를 안 하는 게 당연시되다 보니 회사 끝나고 나서의 스케줄을 잡는 게 당연해졌습니다. 운동도 하고, 원하는 공부도 하게 됐다. 개인 시간이 많아지니, 다시 커리어라던가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늘었다.
개인적으로는 야근을 싫어하는 편이 아니어서 그런지, 초과근무 수당이 줄어들어서 아쉽기도 하다. 그리고 예전보다 근무 시간이 줄어들었다 보니, 같은 기간 동안의 결과물도 당연히 적다.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생각정리를 할 시간도 많이 있고 건강도 잘 챙기고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재택근무 불가 vs 재택근무 가능
Before
물론 코로나시기였기 때문에, 일부 재택근무가 가능했다. 재택근무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단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
집에만 있으면 괜히 울적해지기도 하고, 혼자 살다 보니 대화가 없어져서 심심하다.
컴퓨터 앞에 앉아만 있게 돼서 건강에도 안 좋고, 커피타임도 없이 계속 업무만 하게 된다.
After
재택근무를 위한 시스템이 잘되어 있다. 예를 들어, 재택근무를 할 때 지켜야 하는 그라운드 룰, 쾌적한 재택근무를 위한 모니터 지원 등이 있는데, 이런 것들이 재택근무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많이 줄여줬다.
즉, 재택근무가 일반적이지 않은 회사에서 이벤트성으로 재택근무를 하면 불편한 점이 많았는데, 재택근무를 당연히 생각하는 회사로 와보니 재택근무의 단점을 보완하는 시스템이 존재했다. 그래서 업무 능률이 많이 떨어지지는 않았다.
또, 혼자 집중해서 하는 작업을 할 때에는 재택근무가 더 좋기도 했다.
하지만, 재택근무를 종종 하는 만큼 팀원들과 면대면으로 만나는 횟수가 줄어들다 보니 커뮤니케이션이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었다.
정규업무시간 vs 완전선택근무제
Before
10시부터 19시가 정규 업무 시간으로 정해져 있었다. 내가 나온 시간에 다른 사람도 항상 나와있기 때문에,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이 빠르고 신속해서 좋았다.
그리고 생활 루틴이 잡혀서 건강했다.
After
6시부터 22시 사이에 출퇴근을 하면 되고, 한달 근무시간만 채운다면 자유롭게 조절 가능한 완전선택근무제다.
개인 일정이 있을 때 연차를 쓸 필요 없이 시간을 조절해서 볼 일을 보고, 이어서 일을 할 수 있다.
즉 반반차나 반차를 쓸 필요 없이 일할 건 다 일하고, 개인 일정도 챙길 수 있다.
아껴둔 연차는 모아뒀다가 장기간 여행을 갈 수 있고, 돈으로 받을 수도 있다.
지각이라는 개념이 없다는 것도 좋다. 회의 등 시간 약속을 잘 지키고, 업무만 잘하면 되니까.
친해질 수밖에 없는 분위기 vs 비즈니스적인 분위기
Before
흔히들 학창시절에는 친구들과 친해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하루종일 같이 아침, 점심, 저녁을 먹고, 같이 운동을 하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노력하니까.
동료들과 아침에 같이 밥을 먹고, 사내카페에서 음료를 먹고, 같이 일을 하다가 점심을 먹고.. 커피 한잔 하러 갔다가 일을 하고.. 저녁 먹고 산책 한 바퀴 한 다음에 야근을 하고.. 셔틀버스 타고 퇴근한 다음에 같이 치맥 한잔 하고.. 친해지지 않는 게 힘들 정도였다.
재밌는 동아리에서 같이 공동의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기분이었다.
After
재택근무도 있고, 근무시간이 자유롭다 보니 강제로 친해질 수밖에 없던 분위기랑은 확실히 다르다.
회사에서 본인이 맡은 바 업무를 충실히 하며, 적당히 친하게 지내고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느낌이다.
회사가 삶의 전부인 것 처럼 살았다가, 여유시간이 생겨 회사밖의 삶을 매일 살고 있는 요즘이다.
여러모로 신기하기도 하고,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이 되기도 한다.
회사가 삶의 전부는 아니니까 지금이 더 좋은 것 같다가도, 전부여도 괜찮을 만큼 좋았던 전이 조금 그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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