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총 3년을 넘어가는 커리어 여정
인턴 2개월, 현장실습 8개월, 전회사 1년 6개월, 현회사 9개월을 하여 총 3년 1개월이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참 일관적이다. 개발과 운영을 다 했는데, 보통 개발한 후에,해당 서비스를 유지보수하며 운영하는 순이었다.
그러다 보니 운영을 하면 사용자와 직접적으로 소통을 하게 되니, 개선해야 하는 점을 바로바로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유저가 어디서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지도 쉽게 알 수 있었다.
유저의 불편함을 개선하고 싶다는 생각이 개발을 하는 원동력이 되었기에, 운영은 나에게 빠뜨릴 수 없는 요소라고 생각하게 됐다.
개발을 하는 운영 부서 != 운영을 하는 개발 부서
# 나에게 운영은 목적이 아니다
적어놓고 보니 당연한 말이지만, 몸으로 겪으면서 배우면서 참 힘들었다. 제일 힘들었던 부분은 운영을 하면서 알게 되는 비효율적인 프로세스와 유저 경험을 직접 수정할 수 없다는 부분이었다. 유저의 불편함이 개발을 하는 원동력이 되는데, 제가 겪는 불편함을 개선하지 못한다니 답답한 마음마저 들곤 했다.
여기서 알게된 사실이 있다. 나는 유저와 가까이에서 그들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데에 필요한 운영을 하는 것은 좋아하지만, 그냥 운영을 하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 운영은 개발을 위한(더 나아가 불편함 해소를 위한) 도구일 뿐, 나의 목적은 아니었다.
# 개발자와 운영자는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
이번 팀에서 배운 것들 중 가장 큰 것은 "개발자와 운영자가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이다.
개발자는 문제가 있으면 없애려고 한다. 운영자는 문제가 있으면 우회하려고 한다.
개발자는 문제가 없게 만들려고 하고, 운영자는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도 잘 돌아가게 하려고 한다.
어느 한 쪽이 더 낫다 같은 생각은 하지 않는다. 둘 다 조직이 발전적으로, 원활하게 굴러가려면 필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서비스가 궤도에 오른 후에는 운영이 더 중요할 수도 있을 거고.
다만, 내가 좋아하는건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과정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
운영 팀에 와보지 않았으면 절대 알지못했을 것들이다.
하느님이 무엇을 알아보려면 그 무엇에 반대되는 것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해 주셨어요.
"그것은 아주 훌륭한 선물이란다.
그것이 없으면 이것을 알 수 없거든.
찬 것이 없으면 뜨거운 것을 알 수 없고,
아래가 없으면 위를 알 수 없고,
느린 게 없으면 빠른 걸 알 수 없지.
또 오른쪽이 없으면 왼쪽을 알 수 없고,
저기가 없으면 여기를,
그때가 없으면 지금을 알 수 없단다."
그러니 네가 어둠에 휩싸일 때 주먹을 휘두르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어둠에 대고 욕을 해서는 안 된다.
어둠에 정신을 잃지 말고 그 어둠 속을 비추는 빛이 되어라.
그러면 네가 누군지 스스로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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